이해되지 않는다는 감각
그 문장은 처음 읽었을 때 명확하지 않았다. 문장이 어렵다기보다는,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없었다. 앞뒤 문맥과도 완전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걸린 채로 남아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문장을 붙잡고 해석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냥 넘어갔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 두는 것이 왠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문장을 억지로 설명하려는 순간, 오히려 더 멀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설명되지 않는 문장이 남는 이유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문장이 반복해서 떠올랐다. 정확한 의미는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특정한 순간마다 문장의 분위기나 리듬이 생각났다. 그것은 지식처럼 저장된 기억이 아니라, 감정과 함께 남아 있는 잔상에 가까웠다.
아마도 그 문장은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의 현재 상태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여백이 되었고, 그 여백 속에 여러 감정이 드나들 수 있었다.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
그 문장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라고 하면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것이 문제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모든 문장이 명확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문장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머무르는 대상일 수도 있다. 잘 이해되지 않았던 그 문장은 그렇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설명 없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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