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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세이분석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계속 떠오른 문장에 대해

by 알담지기 2026. 1. 26.
책을 읽으며 모든 문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내가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시 읽고, 곱씹고, 의미를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되지 않은 문장 하나가 오히려 더 오래 남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글은 그런 문장에 대한 기록이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감각

그 문장은 처음 읽었을 때 명확하지 않았다. 문장이 어렵다기보다는,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알 수 없었다. 앞뒤 문맥과도 완전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페이지를 넘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걸린 채로 남아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 문장을 붙잡고 해석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그냥 넘어갔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 두는 것이 왠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문장을 억지로 설명하려는 순간, 오히려 더 멀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설명되지 않는 문장이 남는 이유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문장이 반복해서 떠올랐다. 정확한 의미는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특정한 순간마다 문장의 분위기나 리듬이 생각났다. 그것은 지식처럼 저장된 기억이 아니라, 감정과 함께 남아 있는 잔상에 가까웠다.

아마도 그 문장은 명확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의 현재 상태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이해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여백이 되었고, 그 여백 속에 여러 감정이 드나들 수 있었다.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

그 문장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에게 설명하라고 하면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것이 문제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모든 문장이 명확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문장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머무르는 대상일 수도 있다. 잘 이해되지 않았던 그 문장은 그렇게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설명 없이 떠오를 것이다.